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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충격 실화 (시장화, 달러사용, 암시장)

by einere723 2025. 11. 19.

북한 경제 충격 실화 (시장화, 달러사용, 암시장)
북한 경제 충격 실화 (시장화, 달러사용, 암시장)

 

폐쇄적인 공산국가로 알려진 북한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시장경제의 그림자’가 자리 잡고 있다. 국가가 통제하는 계획경제는 여전히 표면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현실의 경제는 이미 주민들 스스로 형성한 비공식적 시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달러와 위안이 은밀하게 사용되고, 장마당과 암시장이 경제를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북한 경제 안에서 실제로 작동 중인 시장화, 외화 사용 확대, 암시장의 실상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며 북한 내부의 충격적인 경제 현실을 분석한다.

시장화: 통제된 경제 속 자생적 자본주의

북한의 공식 경제 시스템은 계획경제다. 국가는 생산량을 정하고 배급을 통한 분배를 책임지며, 주민들의 경제활동 전반을 통제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 체제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국가적 기근을 계기로 큰 변화를 맞았다. 배급이 사실상 중단되자 주민들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생존을 위한 새로운 경제활동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장마당’이라는 자생적 시장이 전국적으로 탄생했다.

장마당은 처음에는 정부의 허가 없이 움직이는 비공식 경제였지만, 주민들의 생계를 사실상 지탱하는 만큼 점차 북한 정부도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장마당에서는 식량, 술, 담배, 의류, 가전제품, 심지어 중국산 스마트폰과 플라스틱 장난감까지 판매된다. 거래되는 상품의 종류는 남한의 전통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북한 전역에 400곳 이상 장마당이 존재하며, 도시뿐 아니라 농촌 지역에서도 필수 생활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 정부가 장마당을 단속하는 대신 ‘관리’하는 형태로 변했다는 점이다. 일부 장마당에서는 상점 자리를 배정해 사용료를 걷고, 시장 관리소가 만들어져 질서를 유지한다. 이는 명목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지만, 실제 내부는 시장경제 요소가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증거다.

장마당 경제의 특징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 활동’이라는 점이다. 계획경제가 아닌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장사꾼들은 수입품이나 재고에 따라 전략을 세운다. 농촌 지역에서는 농산물 직거래가 활발하고, 도시에서는 의류와 전자제품 등 소비재가 활발히 유통된다. 북한 주민들은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생필품을 장마당에서 해결하며, 장마당은 북한 사회의 생명줄로 기능하고 있다. 요컨대 장마당의 존재는 통제된 체제 안에서도 자본주의의 힘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사회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달러 사용: 인민폐보다 신뢰받는 외화

북한에서 공식 통화는 북한 원화이지만, 실제 내부의 경제는 외화에 의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북한 원화는 가치가 불안정할뿐더러 정부의 갑작스러운 화폐개혁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대표적으로 2009년의 화폐개혁은 주민들의 자산을 사실상 강제로 몰수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후부터 주민들은 원화를 장기 보유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달러와 중국 위안화는 북한 내부의 ‘진짜 돈’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평양의 고급 식당과 호텔뿐 아니라, 지역 장마당에서도 달러 가격표가 버젓이 붙어 있고, 일부 상인들은 원화 대신 달러나 위안화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비공식 환율도 존재하는데, 이는 시장의 실수요를 반영해 자동으로 조정된다. 주민들은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두는 것을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긴다.

달러라이제이션(외화화) 현상은 북한 경제의 이중화를 보여준다. 겉으로는 원화 중심의 사회주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경제 활동은 달러와 위안이라는 외화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외화는 장사꾼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필수적이다. 국경 지역에서는 중국과의 밀무역으로 물건이 유입되면서 위안화가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평양과 주요 도시에서는 달러가 고가 상품 거래의 기준금액이 된다.

달러의 확산은 단순히 외화 사용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정책이 실질적 효력을 잃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통제를 강화하려 하지만,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정부의 화폐 대신 더 안정적인 외화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북한 경제가 이미 내부에서 ‘탈국가화’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암시장: 금지된 경제가 만든 생존의 공간

북한의 암시장은 단순한 불법 경제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주민들에게 생계와 생활의 기반을 제공하는 또 하나의 경제 체제다. 장마당이 국가의 묵인 아래 존재하는 반면, 암시장은 국가의 단속을 피해 더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진다. 특히 암시장은 국경밀수, 정보·미디어 유통, 금지된 외국 제품 등 ‘공식 루트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거래되는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산 전자기기, 한국산 화장품, 한국 드라마 파일이 담긴 USB, MP3 플레이어, 해외 영양제, 의약품 등이 암시장을 통해 유입된다. 북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 콘텐츠는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적발될 경우 큰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수요가 너무 높기 때문에 암시장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조직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인이나 세관원이 암시장 거래에 관여하기도 한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상인들이 관리들과 뒷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 ‘관리비’라는 이름의 뇌물을 지불하며 암시장을 유지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범죄 현상이 아니라 국가 통제 시스템이 경제적으로 기능하지 못한 결과다.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나 물품을 암시장이 대신 공급하며, 주민들은 단속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암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암시장은 자유로운 가격 책정이 가능하고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사실상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이미 시장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암시장은 생존경제의 핵심 축이며, 체제의 경제적 결함을 보완하는 실질적 경제공간이기도 하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 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이미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또 다른 경제가 탄생해 활성화되고 있다. 장마당의 시장화, 외화의 확산, 암시장의 확대는 모두 체제 밖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경제 현상이며,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직접 만들어낸 대응 구조다. 이러한 비공식 경제의 움직임은 북한 경제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다.

 

겉으로 보이는 북한 경제뿐 아니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비공식 경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우리는 보다 현실적이고 정확한 북한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결국 경제는 제도나 명목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무엇을 사고팔고, 어떤 화폐를 믿으며, 어떻게 생존을 선택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북한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이 또 다른 경제는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주민들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