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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빚, 신용점수, 현금의 가치)

by einere723 2025. 11. 17.

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빚, 신용점수, 현금의 가치)
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빚, 신용점수, 현금의 가치)

 

많은 사람은 자신이 돈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받아 쓰고, 사회에 나와 월급을 받고, 카드로 결제하고 대출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돈을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들여다보면 잘못된 정보나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에 근거한 편견을 그대로 믿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특히 ‘빚은 무조건 나쁘다’, ‘신용점수는 은행만 신경 쓰는 것’, ‘현금이 최고다’ 같은 단순한 생각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태도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경제생활을 제한하고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돈에 대한 핵심 개념들을 하나씩 짚어보고, 실제로는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차분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빚에 대한 오해: 나쁜 빚 vs 좋은 빚

대부분의 사람에게 ‘빚’이라는 단어는 불안, 부담, 실패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된다.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가능한 한 빚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과도한 빚, 감당할 수 없는 빚은 분명 위험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빚을 똑같이 나쁜 것으로 취급하는 태도는 현대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빌렸느냐’보다 ‘왜 빌렸는가’, ‘그 빚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느냐’이다.

좋은 빚은 미래의 소득이나 가치 창출을 돕는 방향으로 사용되는 부채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학자금 대출이다. 단기간에는 빚이지만, 더 나은 교육과 전공을 통해 향후 더 높은 소득을 벌 수 있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투자한 셈이다. 집을 마련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 대출 등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보다 자산 가치 증가와 소득 증가가 더 커진다면, 이 빚은 ‘좋은 빚’으로 기능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나쁜 빚은 소비를 위해 현재의 욕구만 채우고, 그 이후에는 아무런 수익이나 자산을 남기지 못하는 부채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고금리 카드론, 현금서비스, 명품 쇼핑을 위한 할부, 여행비를 빚으로 충당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들은 당장은 기분을 좋게 만들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부담만 쌓이고 남는 것은 카드 명세서뿐이다. 특히 ‘돌려막기’처럼 한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빚을 내는 행동은 재정적으로 가장 위험한 나쁜 빚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빚을 바라볼 때는 “빚이냐 아니냐”로 단순하게 나누기보다, 그 빚이 나의 미래 가치를 키워주는지, 아니면 단지 오늘의 욕구만 채우고 사라지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상환 계획이 명확하고, 빚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가 앞으로의 소득과 자산을 키워 준다면 그 빚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도구다. 반대로 상환 여력이 불분명하고,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 빚은 시작부터 피하는 것이 옳다. 이처럼 빚을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짓는 태도에서 벗어나, 좋은 빚과 나쁜 빚을 구분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현대 경제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신용점수에 대한 진실: 단순 숫자 그 이상

신용점수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가 존재한다. 일부 사람은 “대출 안 받을 건데 신용점수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카드 안 쓰고 현금만 쓰면 신용이 좋은 거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신용점수는 단순히 은행 대출을 받을 때만 쓰이는 숫자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개인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리고 그 신뢰도는 생각보다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신용점수는 기본적으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가’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카드 대금을 제때 갚았는지, 대출 이자를 연체하지 않았는지, 너무 과도한 한도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의 기록이 모두 모여 점수에 반영된다. 이 점수가 높을수록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돈을 빌려줘도 약속대로 잘 갚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판단하게 되고, 그만큼 좋은 조건의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점수가 낮으면 이자율이 높아지거나, 아예 대출 자체가 거절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신용점수가 단지 대출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휴대폰 할부 구매, 일부 장기 결제 서비스, 전세보증금 대출, 차량 리스, 심지어는 특정 직종에서는 회사가 간접적으로 신용 상태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즉, 신용점수는 일상생활의 ‘경제적 신분증’처럼 작동한다. 자신은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금융 거래 이력이 거의 없어 ‘무신용자’로 분류되면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아무 기록이 없으면 금융기관은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용점수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카드 한도를 설정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결제일을 달력이나 알림 앱에 등록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셋째, 필요 없는 카드나 대출 계좌를 과도하게 여러 개 만드는 대신,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서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다양한 금융 앱을 통해 본인의 신용점수를 무료로 확인하고,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도 많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결국 신용점수는 단순히 숫자가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얼마나 더 넓은 금융 기회를 누릴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신용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같은 돈을 빌리더라도 더 낮은 이자를 적용받고, 필요할 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이것이 바로 신용이 곧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현금의 가치: 안전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선택

“현금이 최고다”라는 말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는 신념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신,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 부족, 경제 위기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현금을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왔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고, 가격이 갑자기 떨어질 걱정도 없다는 점에서 현금은 분명 강력한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현대 경제 환경에서 현금만을 고집하는 태도는 점점 더 비효율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가 오르고, 같은 금액의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오늘 10만 원으로 장을 보면 카트가 꽉 찰 수 있지만, 몇 년 뒤에는 같은 돈으로 훨씬 적은 물건만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숫자로 적힌 10만 원은 그대로지만, 그 돈이 가진 ‘실질적인 힘’은 이미 약해진 상태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현금의 가치를 갉아먹는다.

반면 현금을 예금, 적금, 채권, 주식, 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일부라도 나누어 투자하면, 물가 상승률을 상쇄하거나 그 이상으로 자산을 늘릴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지만, 아무런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모든 돈을 현금으로만 묶어 두는 것은 오히려 ‘기회비용’이라는 숨은 손실을 초래한다. 다른 사람들은 투자와 자산 증식을 통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 현금만 고집하는 사람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금을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현금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실직, 가족의 긴급 상황처럼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려면 일정 수준의 비상자금을 반드시 현금 또는 현금성 자산으로 확보해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3~6개월치 생활비 정도를 비상금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범위 안에서의 현금 보유는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안전망이다.

결국 핵심은 ‘비율’과 ‘목적’이다. 모든 자산을 현금으로만 두는 것도, 반대로 현금을 하나도 갖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상적인 지출과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은 항상 확보하되, 그 외의 여유 자금은 자신의 위험 선호도와 재무 목표에 맞추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분산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금은 안전한 도구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장기적인 자산 증식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돈에 대한 오해는 불필요한 두려움과 잘못된 선택을 만들어낸다. 빚은 무조건 피해야 할 짐이 아니라, 잘만 활용하면 미래 가치를 키워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신용점수는 은행만 신경 쓰는 숫자가 아니라, 나의 경제적 신뢰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이다. 현금은 안전하지만, 그것만을 고집하면 인플레이션과 기회비용 앞에서 점점 뒤처질 수 있다. 결국 돈은 우리 삶을 더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다. 그 수단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현명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적 자유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